호밀밭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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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12-16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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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동안 만났던 인간들이 하나같이 그 모양이니.
이런 인간 군상의 대열에 마지막으로 끼는 사람은 앤톨리니 선생. 넉살좋고 해학이 넘치는 그 선생은 홀든에게 감동적인 말을 늘어놓는다. 훌쩍 커버린 나로서는 홀든의 행적을 낭만적으로 봐줄 수 없었기 때문일것이다 아니, 그럴만한 때라고 해두자. 내 어린 시절을 돌아봐도 `이유 모를 반항`이 있었으니까. 딱히 설명(說明)할 수 없는 삶의 불투명함. 부담스럽고 절망적인 未來(미래). 지금까지의 삶은 다 없던 걸로 하고 다시 스타트하고 싶어 했던 그때 그 나이의 고민 말이다.
16세 소년 홀든 콜필드. 이 친구는 이제 막 퇴학을 당한 참이다. 이렇게 스타트된 일탈은 사흘 동안 계속되고, 그 짧은 방황을 적은 것이 이 소설이다. 응당 집으로 옮겼어야 할 발걸음은 뉴욕의 밤거리로 향한다. `머지 않아 너는 네가 가야 할 길을 찾아야 할거다`라는 말로 홀든에 대한 믿음을 과시하면서, 학교 공부는 `네 가슴에 훨씬 더 친근하게 느껴질 지식에 점점 더 가까이 가게 만드는 거야`라는 말로 설득하고 `무엇보다도 네가 인간 행위에 대해 당황하고 놀라고 염증을 느낀 최초의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省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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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러고 보면 우리네 주인공은 운도 지지리도 없다. 기숙사 룸메이트들의 `유치찬란`, 출세한 졸업생들의 `허장성세`, 상대가 상류층이 아니면 상대도 하지 않는 `속물근성`, 보지도 않은 유명인사를 봤다고 거짓말하는 여자와 그걸 부러워하는 여자들의 `호들갑`,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여자 친구의 `허영심`, 추운 겨울 오리들의 행방을 묻는 질문을 묵살해버리는 택시 기사, 돈을 얻기 위해 폭력을 쓰는 매춘부와 포주…. 그 짧은 시간에 만났던 인간들은 하나같이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했다. 네 번째 퇴학임에도 사태를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듯하다. 비교적 평이하게 전개되어 한달음으로 읽어냈지만, 읽는 내내 심기가 불편해 몸을 이리저리 뒤척여야 했다.
청춘의 반항은 미덕이 아니었던가. 게다가 청춘의 방황은 통과의례가 아니었던가. 아무튼, 그는 학교가 무지 싫었던 모양이다.
